인천 국제공항 입국장.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만나기를 만복한다.
우리는 독일에서 돌아 올 큰딸을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딸의 얼굴을 보지도 않았는데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주루륵.
사슴마냥 목 쭉 뺀 채 출입문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긴장감 기대감이 역력하다.
기다리던 딸이 나왔다.
떠날 때 모습 그대로 아무 것도 달라진 것 없이...
남들의 눈에는 한 10년 만의 해후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우는 사람 아무도 없던 공항에서 우리가 서로 부둥켜 안고 우니 말이다.
그러던지 말던지.
어린 내 딸이 타국에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가족과 한국이 얼마나 그리웠을지... 생각만으로도 그저 난 가슴이 벅찼다.
우리딸 참 대견하지 뭔가.
딸과 함께 드라이브 삼아 창평을 찾았다.
한국 도착 후 제일 먼저 광주 친가와 서울 외가에 인사를 갔었고 그 이후 나들이로서는 첫 행보다.
잘 정돈된 옛스런 골목을 천천히 걷는다.
참고 버텼을 딸 마음 속 각종 생각과 감정들이 말 없이도 전달된다.
딸이 유학 차 독일러 떠난 뒤, 딸 없는 7개월 동안 우리는 백화점 한 번 안가고 영화 한 번 보질 못했다.
바쁘기도 했었지만 왠지 딸 고생길로 보내고 나 혼자 편히 누리는 듯 해 마음이 가지 않아서다.
그랬었다 말하니
왜 그랬냐며 그럴 필요 없으니 잘 지내란다.
녀석,
어린 나이에 고생을 해서일까 속히 어른이 된 느낌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폴딩트레일러도 본 적 없는 딸이, 새로 샀다는, 말로 전해 듣고 사진으로만 봤던 하드탑 트레일러를 실제로 보자
좋다며 탄성을 지른다.
독일에서 사람들이 끌고 가는 걸 자주 봤는데 우리 것이 더 멋있다며.
그동안 간장과 참기름 넣어 비빈 밥을 주로 먹고 살았다는 딸.
그랬으니 이 음식이 얼마나 반갑겠는가.
찬사 연발이다.
그뿐 아니다.
그야말로 시시하고 흔한 된장국, 김치찌개.
그게 그토록 먹고 싶은 최고 귀한 음식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한국 온 김에 많이 먹고 갈 거라며
없던 식탐까지 부린다.
동생이 읽던 만화책을 '나도 같이 봐' 하며 함께 보는 아이.
만화책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가족과 뭐라도 함께 하려는 게지.
유학 차 첫 출국을 할 때, 공부 완전히 마칠 때까지 오지 말라 독한 말을 했는데
결혼해서 함께 유학 간 우리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 혼자 떠난 아이에게 너무 가혹하다 싶어
일년에 몇 번이라도 좋으니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고 하니 그러겠단다.
유학 보내고도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엄마를 잘 이해해 주는 착한 아이.
이제 내가 해줄 일은
맛있는 것 많이 먹이고 필요하다는 것 사주는 일 밖에 없을 것 같다.
건강하기만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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