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 챔버 오케스트라의 스물두 번째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정기연주는 일 년에 두 번이니 창단 후 만 11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연주 인쇄물이 나오면, 받은 그대로 사용하면 되는 포스터와 티켓과 달리
프로그램은 반으로 접는 작업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

연습 중간 쉬는 시간이 되자 하나 둘 모여들어 돕는데,
저런 얼마나 자주 해봤으면...
한꺼번에 여러 장 집어 반으로 접은 걸 하나씩 빼내는 기막히게 훌륭한 아이디어로
마치 기계가 된 듯 사라락 사라락
그러더니 금방 다 해내지 뭔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 단원 중 창단 때부터 쭉 있는 이가 있을까?
가만 훑어보니 있다.
나의 기억이 정확한 건 아니겠지만 대표자와 총무 그리고 나를 제외하니 하나 둘 정도.
그중 자타공인 성실한 한 사람을 지목한다.
보기 드물 만큼 성실하고 반듯한 사람.
고마운 마음이 불현듯 들며, 또 다른 사람들을 살핀다.
'창단부터 지금까지'라는 단서가 붙지 않는다면
그 이 외에도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잘 지키는 무척 성실한 사람들이 이미 여럿이다.
그들이 있어 리더가 베스트 만의 음악적 소신을 이어올 수 있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했다.

앞마당이 아담한 옛 한옥을 개조한 펜션.

우리 단원 중 한 이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곳에 우리 단원들이 모였다.

숯 향 머금은 직화구이 삼겹살

같은 고기지만 다른 맛도 느껴보라고 한 바베큐까지.
고기와 함께 분위기가 맛있게 익어간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명이 모일 수가 없어 무려 2년이나 이 모임을 하지 못했다.
해마다 한 번은 하던 것이라 어찌나 허전하던지.
게다가 새로 들어온 단원 때문에라도 이런 자리가 간절했었다.
연습실 딱딱한 분위기에서는 시간이 오래 흘러도 단원들끼리 친해지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우리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들과는 더욱더.

내가 직접 준비한 재료를 모두 넣고 철판에 지글지글 볶았다.
불맛이 더해진 볶음밥

거기에 바베큐, 직화구이와
인터넷 요리방법대로 따라 담근 나의 인생 첫 깍두기

밥상 위 반찬에 우위가 없듯 베스트 챔버를 이끄는 여러 주요 동력 중 하나인 이들.
하나하나 제자리에서 성실하게 역할을 다해 준다.
그 힘으로
저 위 단체 사진처럼 한 곳을 바라보는 우리 베스트가 존립하지 않겠나 생각하니
그저 마음 깊숙한 곳에서 감사인사가 절로 난다.
우리 베스트들
이번 연주도 진심을 다해 즐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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