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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생일여행

그 외.../자유로운 이야기

by 오스빈 2018. 4. 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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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이다.

 

꽃가게가 오픈을 했더라며 동생이 사진을 보내왔다.

보는 것만으로도 흠~~~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진다.

 

 

 

독일에서 귀국해 서울 소재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딸.

1년에 약 100회의 연주를 하는 단체라 스케줄이 후덜덜하다.

연습을 마치면 편히 쉴 곳이 있어야겠기에 주변의 신축 오피스텔을 계약했는데 

새 것이라 깔끔하긴 한데 내 기준으로는 발암물질 냄새가 지독했다.

물론 딸 기준으로는 괜찮다 했다.

거주할 사람이 괜찮다는데 망설일 필요가 뭐 있겠나 싶어 속전속결 벼락처럼 딸의 오피스텔에 필요한 것들을 들여줬다.

스타일러, 정수기, 밥솥, 전자렌지, 침대 등등

쾌적한 독신생활을 즐기라는 의미로 부족함 없이 해줬더니 마치 신혼살림 분위기가 난다.

나중에 결혼을 시키면 이런 기분일까?

 

 

 

망막에 난 구멍?들을 레이저로 빵빵.

고도근시는 거의 그런 증상이 있는데 방치해 심해지면 실명까지 이른다나 뭐라나.

여하튼 치료를 했다.

뻐근한 눈을 애써 참으며 먼 거리의 외출에 나선다.

시어머니의 생일 축하 겸 형제들의 모임이 있다.

 

 

 

고흥에 있는 하얀파도 펜션.

 

 

 

철썩철썩 부지런한 파도가 쉼 없이 드나드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나저나.

잘 좀 찍어보랬더니

잔소리하는 사이에 찍다니...

 

 

 

두 딸과 막내며느리인 나.

굳이 생일이 아니더라도 

자식들 다 모이고 하하호호 웃음 지으면 세상 다 가진 듯 기뻐하는 우리 시어머니다.

 

 

 

꽃 좋아하고 부지런하고 자식 일이라면 어떤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고야 마는 선한 욕심도 있는 분.

 

결혼 초 어머니와 대화를 할라치면 나는 어머니의 입술을 꼭 봐야만 했었다.

워낙 조용조용한 말소리를 갖은 분이라 여차하면 전혀 알아들을 수 없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못 알아듣는 말이 많았으니^^

그걸 우리 남편이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조용조용 느릿느릿.

똑 부러지고 힘찬 나와는 정 반대의 남편 모습이 그래서 난 참 신기했었다.

 

 

 

비 오고 바람 많아 바깥에서 숯불 피워 고기를 먹겠다는 계획은 그만 취소해야 하나 하던 찰나.

다행스럽게 갑자기 햇빛이 쨍 내리쬐면서 바람이 잦아들었고

그 덕에 우리는 계획대로 바깥에 나갈 수 있었다.

 

 

 

음~~

얼마나 맛있던지.

발암물질 나오니 숯불에 굽는 것을 피하고 반드시 삶아서 먹으라는 의사의 권유가 무색해지는 시간이다^^

 

 

 

요샌 생일 초를 이리저리 구부려 멋을 낸다는 나의 주장에 따라 초를 꺾어 관절을 만들었다.

난잡한 듯 화려해진 촛불이 주인공을 기다린다.

 

 

 

이제 노래.

짝짝짝 

어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모든 가족이 함께 하는 일박이일의 여행.

나는 돌아가신 시아버지께 마음으로 약속했다.

이제부터라도 내 남편의 형제와 그 배우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도록 노력하겠노라고.

나뿐 아니라 그 약속을 지키자 서로 의지를 다졌고 

이 모임과 여행도 그 일환이니 

그래서일까 

오늘의 웃음이 더 값지다.

 

 

 

어머니와 자녀들

 

 

 

어머니와 며느리들

 

 

 

우리 모두는 

아버지와 약속을 한 것이다.

 

 

 

봄 맞은 고흥 주변엔 유달리 꽃이 많다.

 

 

 

꽃과 혼연일체 된 우리 어머니의 입가에도 꽃향기가 뱄다.

 

 

 

좋아하는 꽃 맘껏 구경하시도록 순천 국가정원에 가기로 한 오늘.

하늘이 뿌옇다 못해 잿빛이다.

그놈의 미세먼지...

 

눈이 아픈 나는 도저히 나갈 수가 없다.

모래 들어간 듯 따갑고 눈물 줄줄 나고...

 

 

 

하는 수 없이 다들 다녀오라 하고 우린 차 안에서 기다린다.

공기청정기에 얼굴을 대고.

 

시어머니와 나의 생일이 며칠 차이.

그래서 나 또한 이틀 후가 생일이었다.

이 공기청정기 또한 내 여동생이 내게 준 생일선물인데 이렇게 바로 적절하게 사용하게 될지 몰랐지 뭔가.

딸의 정성 담긴 손편지, 남편의 버버리 코트, 조카의 커피 교환권, 제자의 사랑 담긴 손편지와 선물들...

다들 축하해줘서 고마워요~

 

남편과 몇 시간에 거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노라니 

이 또한 꽃구경 못지않게 좋다.

비록 좁은 차 안 이긴 하나 결코 좁지 않은 이야기들이 오갔으니.

 

 

 

행복한 흔적.

 

 

 

이 컷에 우리 둘의 모습이 안 보인다는 아쉬움만 제한다면 

이번 여행은 완벽한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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