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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챔버오케스트라- 무궁화 오토캠핑장

그 외.../자유로운 이야기

by 오스빈 2017. 4. 2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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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튼튼하다는 미국 트레일러, 그것도 사이즈가 7미터가 넘는 우리 캠핑 트레일러가 휘청거릴 만큼 강풍이 불던 어느 평일

오전일 마친 우리 부부가 부랴부랴 고산 무궁화 오토캠핑장으로 향한다.

베스트 챔버오케스트라의 단합을 위한 야유회를 위해서다.

그런데 날씨가.

어제까지만 해도 마냥 좋더니만 하필이면 이날 비 오고 바람 불고ㅜㅜ

타프며 테이블 등 미리 설치 해 놓아야 할 것들이 있어 이걸 다 하려면 서둘러야 하는데...

할 수 없다.

내 한 몸 희생해 비바람 맞으면서라도 해야지.

뚝딱뚝딱.

 

하지만 겨우 헥사타프 한 장을 설치하고는 이내 포기했다.

거대한 자연의 힘을 상대로 뭘 하겠나.

이 비가 그칠 거라는 믿음으로 기다릴 밖에.

춥고 배고프고 걱정되고 일은 계획대로 안 되고...

이거 말이 아니다.

 

그렇게 흐른 두어 시간 여.

바람은 남았으나 비가 그친 것이나마 감사하게 생각하며 미처 못한 일을 하는데 단원들이 하나 둘 도착한다.

단원들 오기 전에 준비해서 편하게 놀다 가게 할 생각이었는데 편하긴커녕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일을 하니 오히려 미안하다.

할 수 없지.

함께 해 기억에 남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모두 모두 함께^^

남자 단원들은 사각 타프와 바람막이 등의 '건설'과 고기 굽기를 위한 숯불을 담당하고

 

 

 

여자 단원들은 나를 도와 음식 장만을 서두른다.

그런데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웅성웅성.

 

 

 

고개를 돌리니 남편이 웬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눈치가 직원인 듯.

 

이번 야유회를 위해 우린 한 개의 사이트를 예약했다.

트레일러를 주차시키고 남은 공간에 사각 타프 한 개를 치면 우리들 야유회에 필요한 공간으로는 충분했기에 해마다 늘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당일 비바람이 거세 하나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서 캠핑장 들어오는 길에 사무실 직원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저녁시간만 자리를 좀 넉넉하게 쓰겠노라 미리 양해를 구한 상황.

그런데 다른 직원이 와서 이렇게 타 사이트까지 침범해 타프를 치면 안 되노라 말하는 중이었단다.

물론 알지 모르겠나.

그런데 평일이다.

아무도 없는...

행사 마치고 나면 우리 또한 쓸 사람도 없는 마당에 마냥 늘어놓을 이유가 없으니 걷지 말라 해도 바로 걷을 텐데

그것 참 젊은 사람이 융통성 없기는... 쯧쯧

 

 

 

그 직원과의 작은 실랑이?로 인해 분위기가 잠깐 가라앉았다가

남자들이 피워 놓은 모닥불과 함께 다시 업~ 훈훈해졌다.

 

 

 

 

자, 이제 밥 먹을 준비를 서두르자구요~

 

 

 

굳이 비바람이 아니어도 캠핑장의 저녁 기온은 도시보다 꽤 낮다.

행여 단원들 추울세라 챙겨 온 난로를 보조 텐트 속에 놓아주고

 

 

 

드디어 고기 굽기 시작.

 

 

 

테이블 세팅도 마무리되었으니 고기만 구워지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이 단체의 대표인 문 샘과 총무 진샘.

 

 

 

 

바이올린 윤 샘.

 

 

 

연기 맵지?ㅋㅋㅋㅋ

비올라 중희.

 

 

 

남자들 중 막내라 뭘 해도 긴장될 게 뻔한

바이올린 다운.

그리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우리 여자 단원들...

(얼굴은 비밀^^)

 

 

 

베스트 챔버의 시간이 무르익어간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모닥불 주변으로 모이고

 

 

 

여자들은 난로 주변과 트레일러 안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베스트 챔버 오케스트라는 현악앙상블 단체다.

20명의 단원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 연습을 하고 일 년에 두 번 정기연주회를 갖는데 아무래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불협이 가끔이나마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조율하고 닦는 일, 그건 누구 한 사람의 의지에 의해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우리 부부가 하는 것.

매 해 한 번씩 진행하는 이 '선물'같은 행사, 그것은 우리들을 이어주는 감성적인 끈으로 이미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 치워주고 가겠노라는 단원들을 갈 길이 머니 어서어서 가라고 등 떠밀어 보냈다.

북적거리던 장소가 갑자기 조~~용.

이제 우리의 일만 남았다.

 

설거지하고 정리해서 집어넣을 것 넣고 쓰레기도 종량제 봉투에 쏙쏙 넣어 버리는 곳에 갖다 두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기로 한 타프 걷기를 제외한 모든 일을 다 마쳤다.

그런데 난데없이 남편이 뭘 좀 먹잖다.

사람들 먹이는 것에 신경 쓰느라 내 입에 어떤 게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를 저녁식사를 했는데 남편도 나와 같은 입장이었나 보다.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진 찌개에 남은 밥으로 또 한 번의 식사를 하고,

역시 남은 음식 중 하나였던 훈제계란 한 개와 껍질 벗긴 과일, 고구마까지...

분명 허기지지 않았는데 우린 자기 전까지 넉넉하게 계속 먹었다^^

의미 있고 재미있었던 하루가 천천히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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