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완전 귀국을 할 때 난 내가 사용하던 가전제품이며 물건들을 이삿짐으로 다 가져왔다.
비인 유학생활만 만 7년인데다가,
뭐든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물건을 사는 게 내 생활철학이라 버리기엔 아까운 살림살이가 많았던 게 그 이유다.
이삿짐 꾸려 오는 김에 새 제품으로 바꿔 온 것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세탁기다.
그 후 전기주전자, 세탁기 등 고장없이 아직까지 아주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세탁기에 문제가 생겼다.
물이 완전히 차기도 전에 배수가 이뤄져 제대로 된 헹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AS센터에 증상을 말하며 수리를 문의하니 수리비가 70만원이란다.
헐...
거의 20년이다.
내가 이 세탁기와 함께 한 세월이.
평균수명을 따져 봤을 때 70만원을 들여 수리를 하느니 교체가 더 현명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교체의사 밝힌 겨우 몇 시간 후 바로 새것 설치예정.
속전속결.
역시 우리나라답다.
꺼이꺼이.ㅜㅜ
두 딸 낳아 기르는 동안 우리 가족을 위해 정말 일 많이 했던 녀석이라 내보낼 생각을 하니 오랜 정에 서운하다.
텅 빈 자리.
헌것이 나가면 새것이 들어오는 법.
빈자리를 새 세탁기가 메운다.
예전 것은 아날로그 식이었는데 이번 것은 모두 디지털 방식.
연습을 위해 집에 있는 빨래거리를 찾아 몽땅 세탁기 속에 집어 넣는다.
용량이 10킬로라더니 5킬로인 예전 것에 비해 드럼통이 더 넓어졌고 탈수 때 나는 소리도 이전보다 훨씬 조용하고 부드럽긴 한데...
배움의 끝은 없다더니 새 파트너의 작동법이 어려워 좀 헤멨다.
아무래도 적응기간이 필요할 듯.
이번 것도 한 이십 년 쓰려나?
그럼 내가 몇 살인 거야?
ㅍㅎㅎㅎ
함께 늙어가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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