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베스트 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
이번 연주의 컨셉은 <보고 듣는 음악>이었다.
다른때와 달리 동영상을 연주회장 음향판 뒷 벽면에 띄우고 약간 어두운 조명 속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해
영화보는 느낌을 들게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상을 준비해야 하고 영상을 띄울 프로젝터가 필요했고 어두운 곳에서 악보를 볼 수 있도록 보면대 전용
전등이 필요했다.
다행히 모든 일이 척척,
단원들의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참여로 해결이 된다.
일반 단원의 리허설은 오후 1시지만 우리는 오전 11시까지.
연주회장의 프로젝터를 사용하기 위해 사전 점검은 필수이기에 리더와 영상팀이 먼저 모였다.
음향실에 들어서자 위용있는 기계들이 분위기를 압도한다.
평소 무대 위 연주자로 혹은 객석의 관객입장으로만 연주회장을 찾던 나이기에 처음보는 이 분위기가 낯설지만
그보다는 너무너무 신기하다.
동영상 팀이 영상을 체크한다.
음향박스 너머로 무대 전경이 보인다.
소리전당 음향팀이 여기에 앉아 우리의 연주를 녹음하고 기록해왔겠지?
그들의 전문적 시각이 이 자리에 서있는 것 만으로도 실감나게 느껴진다.
영상을 띄워봤다.
내가 눈물을 흘리며 보았던 추억속의 명화 타이타닉.
음...
음향판이 울퉁불퉁한데도 불구하고 화면이 일그러지지 않고 매우 선명하다.
만화영화도.
예상치 못했던 높은 프로젝션 대여료가 연주 진행 상 하나의 벽이었는데 영상의 선명도에 취한 난
이미 마음속으로 '참 잘한 선택이다'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영상확인을 다 마친 후 밖에 나가 점심식사를 하고 오니 무대 위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악기들로 채워지고 있다.
오늘은 타악기와 피아노가 우리 챔버와 함께 연주한다.
무대 위와 마찬가지로 바깥 인포메이션 데스크도 이른 관객을 맞느라 분주하다.
거기에 우리 작은딸 현민이가 함께 동참했다.
교환된 좌석권을 맡아뒀다가 찾으러 오는 사람에게 전해주고 꽃다발과 선물 등 관객의 짐을 맡아주는 '일일 서비스 걸'.
잘 할까 싶어 걱정되는 마음에 딸 주변을 서성거렸는데 은근 잘 하는 분위기라 맡겨두고 난 무대 뒤로 돌아갔다.
전석 매진.
사운드 오브 뮤직, 타이타닉, 라따뚜이,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등등
감미로운 선율과 인상적인 영상이 시간이 지남에도 전혀 퇴색되지 않은 명화들이 영상과 함께 연주되었다.
음악 속에서 추억을 끄집어 낸 관객들이 많아서일까 관객의 호응이 엄청나게 좋았다.
연주자는 관객의 호응이 힘이다.
그것에서 에너지를 받고 그것에서 위로를 받아 또 다음 연주를 기획하고 준비하며 힘듬을 잊는다.
음악회가 막을 내리고 마지막 정리까지 마친 우리들이 간 곳.
해장국 집~
술 안 먹는 나를 비롯 여자스탭들은 밥을 먹고 주류인들은 고기와 전골의 매콤한 국물에 쏘맥을 마셨다.
난 술을 안 마셔도 이 분위기가 좋다.
그래서 남편에게 술 마시지 말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술 마시라 권할 정도?
그런데 남편 스스로 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걸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아쉬워해야 하는 건지...ㅋㅋ
이렇게 우린 정감있고 따뜻한 분위기로 연주회 날 하루를 마감했다.
일일 도우미로 현장학습을 제대로 경험한 현민이.
나름 재미있었단다.
혼자 어딘가 나가 돌아다니라 해도 갈 곳 없고 길도 모른다며 도서관에 가 책이나 빌려오는 꽉 막힌 순둥이.
그런 현민이가 사회적 행동을 한,
내 기억에 길이길이 남을 역사적인? 연주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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