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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을 향한 현민이의 첫걸음

우리 가족 /우리 사는 모습

by 오스빈 2012. 8. 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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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얼굴 가득 먹구름을 드리우더니 비를 쏟다 그치다 가는 길 내내 날씨가 좋지 않다.

지금까지 내린 비 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많은데 엄청난 세력의 태풍 하나의 경로를 또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니

당장 있을 비행기 안전 이륙에 앞서 흙탕물 닦아가며 수해복구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오히려 아련하게 떠오른다.

우리는 인천 국제공항으로 가고 있다.

바다 위로 난 길고도 긴 다리가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기술 참 좋다'를 연발하며 '역시 나라가 발전하려면 이공계가 커야 해'에 모두 맞장구를 친다.

 

 

 

이 위용 앞에 큰딸 현주가 입을 못 다문다.

나도 처음엔 무섭기까지 한 광경이었으니 현주 또한 왜 그러하지 않겠는가.

 

 

 

일찍 도착한 덕에 일등으로 수속을 마쳤다.

이미 집에서 인터넷으로 발권을 해 전자티켓을 가져오고 시트 지정도 인터넷으로 마쳐 일이 아주 수월했다.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이 앉을 자리의 번호까지 예약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현주로 인해 알았다.

 

 

 

역시 요새 아이들은 참 똑똑하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큰딸 현주와 둘째딸 현민이의 나이 차가 7년이라 여러모로 이 터울이 부담스러우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하지만 기우다.

그걸 전혀 못 느낄 만큼 우리는 서로 친구같다.

 

 

 

함께 있으면 과묵한 아빠는 가끔 시끄럽고 우리는 늘상 시끄럽다.

시끌시끌 하하호호 깔깔 까르르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이야기거리도 많고 웃느라 배꼽빠지게 데굴데굴 구를 때가 많다.

 

 

 

그렇게 아깝고 소중한 아이들인데..

수능시험을 보기가 무섭게 독일로 유학 간 현주에 이어 둘째딸 마저 오늘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각각 다른 곳에서의 유학이다.

 

바이올린이 전공인 큰딸은 정통 클래식 공부를 위해 유럽을 선택했지만 둘째 현민이에게 독일은 맞지 않는다.

게다가 자칫 잘못하면 -그럴리가 없지만 만의 하나라도- 언니와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부모없는 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공부에 예민해진 아이들이 서로에게 좋지않은 감정을 쌓기라도 한다면 여간 낭패가 아닐 테니

둘을 함께 있게 하기보다는 각자에게 유익한 곳에서 유학하게 결정한 것이다 

 

 

 

 

아직 중3인 어린아이가 가족을 떠나 아무도 없는 미국으로 혼자 가겠다고 할 땐 그저 대견하기만 했는데

막상 이 아이를 보내려니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먹는 것 입는 것은 걱정 안한다.

그립거나 외로우면 어쩌나...

 

 

 

평소엔 정면사진이라면 절대로 사절하던 현민이가 너 없을 때 사진이라도 내가 봐야 한다 했더니 기꺼이 포즈를 취한다.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하면서도 엄마 걱정하는 아주 속 깊은 아이.

 

 

 

저 문을 나가 이제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생활을 만들어 가야 한다.

 

 

 

공항에 와서도 늘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현민이가 눈물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웃는다.

 

 

 

신경이 예민해져서인지 지속적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현민이에게

난 한 통의 진통제를 사 손에 쥐어주는 행위밖에 하지 못했다.

 

 

 

현민이를 보내고도 울다가 웃다가...

내 손을 떠났으니 이젠 기도하는 방법밖엔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당분간 몇 달은 서로가 많이 힘들 것 같다.

큰딸 현주를 보내면서 이미 한 번 경험했건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일...

사랑하는 현민이,

모든 어려움을 잘 이기고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의 학교와 가정에 익숙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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