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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여름은.

우리 가족 /우리 사는 모습

by 오스빈 2014. 8. 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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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월의 끝자락이다.

 

한껏 가벼워져 드높이 오른 하늘이 다가온 가을을 예고한다.

 

 

올 여름,

우리 가족이 두 달의 시간을 함께 했다.

가만, 여름동안 뭘 했던가?

생각에 잠긴다.

 

아빠의 바베큐를 먹고싶었노라는 딸들의 말에 득달같이 캠핑카로 달려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숯불피워

고기를 구워줬고,

 

 

 

그 고기로 맥주 곁들어 밥을 먹었다.

 

작은딸이 물었다.

자신은 왜 커피를 마시면 안 되냐고.

다른 친구들이 커피 안 마시냐 물었을 때 엄마가 먹지 말라고 해서 안 먹는다 했다는 딸.

그래서 줬다.

나 마실때마다 한 잔씩.

그랬더니 나중엔 한약같다며 안 먹는다.ㅋㅋ

역시 막는 것 만이 수는 아닌 듯 하다.

몸에 안 좋다며 못 먹게 하니 아이가 괜한 심술을 내는 것이고 먹으라 하니 자신의 입맛에 안 맞는다며 오히려 손을 젓는다.

술도 마찬가지.

맥주를 주며 한 잔 하라 하니 이 역시 한 모금 먹더니 안 먹었다.^^

 

 

 

 

대신 가는 곳마다 달콤한 것들로

 

 

 

 

군것질거리와 함께~

 

그리고는 미소를 짓는다.^^

 

우린 각각 다른 곳에서 열심히 산다.

아이들 못지않게 나 또한 그렇다.

얼마나 바삐 사는지 집 바로 옆에 있는 백화점도 지난 일 년 한 번도 간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살았다.

그래야 우리 딸들에게 당당하다 여겼을까.

딱히 필요한 것도 없었지만 난 어쩌면 그런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왠지 남의 나라에서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딸들에게 미안해 내가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노닐게 되지 않았으니까.

 

 

 

 

아이들이 있는 동안 평소 가지 않던 대형마트며 백화점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사던 사지 않던 매대 곳곳을 누비며 말이다.

먹기도 무지 먹었다.

사 먹고, 해 먹고, 얻어다 먹고...

 

 

 

 

월남쌈

 

 

 

 

쇠고기와 버섯 샤브샤브

 

 

 

 

살치살 구이

 

 

 

 

팥칼국수

 

 

 

 

패션후르츠

 

 

 

둘째딸 현민이가 만든 치즈케잌...

이뿐아니었으니 정말 세기도 힘들 정도다.ㅎㅎ

 

딸들의 방학은 세 달.

작은딸이 한 달 먼저 왔다 한 달 먼저 가고 큰딸이 한 달 뒤에 와 한 달 늦게 떠난다.

그러니 방학기간 세 달이라 해 봐야 그 중 우리 가족이 모두 만날 수 있는 기간은 딱 두 달이다.

 

다 모여 두 손 잡고 기뻐하던 게 엊그제같은데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현민이가 미국으로 떠나던 날.

 

일찌감치 공항으로 향했던 탓에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 시간을 공항 내 커피숍에서 보내는데

현민이가 계속 배가 아프단다.

녀석, 앞일이 걱정 된 게지.

 

 

 

다니던 학교보다 좀 더 큰 학교로 옮기느라 홈스테이까지 덩달아 옮기게 된 현민이는

지금 가면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게 되고 새로 연결된 호스트가정에서 한 식구로 지내게 된다.

그러니 이 녀석의 속이 안 편할 밖에.

 

예민하고 정감많은 현민이는 뭔가 일을 저지르는 것에 익숙치 않아 한다.

두려워하고 걱정 많고...

그렇지만 막상 접하고 나면 너무나 잘 해서 주변을 놀라게? 했었다.

"다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마~"

셋이서 열심히 위로하고 격려하는 가운데 헤어질 시간이 또 다 되었다.

 

 

 

 

현민이가 집안 어른들께 잘 다녀오겠노라 인사를 전한다.

 

 

 

저 문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

공부를 위해 잠시 헤어지는 것이니 절대 슬퍼하지 말자 다짐했건만 현민이의 눈물에 내 가슴이 무너진다.

"자, 이제 부모님께도 인사하거라."

감정을 숨기고 내가 말하니 현민이가 제 두 손을 공손히 모은다.

'학교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학교가기 위해 가는 거야.

질 좋은 교육을 접하기 위해 잠시 떨어져 있는 것.

웃자 웃자...

 

 

 

 

손 흔들며 들어가는 현민이를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기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노라고.

그러니 제발 지켜달라고...

 

다른 유학생들은 방학때면 한국에 돌아 와 학원 다니면서 부족한 공부 열심히 해서 돌아가고 그것도 모자라 현지에서도 그룹과외를 한다는데

겨를이 있을 때마다 우린, 이래도 되나 할 만큼 돌아다니며 마냥 먹고 놀았다.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쉴 땐 잘 쉬어야 한다는 것도 내 지론이니 그에 따른 후회는 없다.

지금 잘 놀며 쌓은 에너지가 남은 유학기간의 밑거름이 될 테니깐.

 

"잘 할 거야. 우리 현민이는..."

남은 가족이 눈물 그렁그렁한 채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젖은 도로에 햇살이 내리쬔다.

 

여름동안 쌓은 에너지는 미래의 날개가 될 것이다.

내가 겪은 여름은...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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