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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

그 외.../자유로운 이야기

by 오스빈 2011. 5. 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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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휴일이 참 많다.

달력의 빨간 날들...

황사만 아니라면 야외활동하기에도 아주 적합한 달.

5월은 가히 한 계절을 대표할 만하다.

그런데 남들에겐 더없이 놀기 좋은 지금같은 때가 우린 가장 바쁘다.

놀기에도 좋지만 공부하기에도 좋고 연주하기에는 더 좋기 때문이다.

난 하나님께 감사할 게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도 내가 첼로를 전공하게 된 것에 대해,

그리고 첼로를 놓지 않고 공부를 계속한 것은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다.

아무개 엄마, 아무개 부인으로만 살지 않고

내 공간에서 내 일을 하고

그 일에 대해 자부심과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난 결혼하는 여자제자들에게 늘 말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첼로를 계속 하라고..

자신을 위해 '일'은 꼭 필요한 것이고 언젠간 잘했다 느낄 날이 올테니 절대 그만두지 말라고.

여자들이 결혼해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저만치 가고 없어진다.

오로지 남편과 아이들...

그다음 이쪽 저쪽 부모형제 신경쓰다 보면 어느새 나이는 불혹을 훌쩍 넘는다.

그때 뭔가를 해보려 하면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없고

그래서 여자들은 우울해진다.

주변의 사랑과 관심이 '여자'를 살린다.

 

 

 

연주를 앞둔 피아졸라의 봄과 여름, 모짜르트, 아렌스키가 날 기다린다.

 

 

 

그들의 생각을 악보안에서 찾아내려 난 최대한 오랜시간 악보와 함께 한다.

악보는 한 사람이 타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작곡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이 작업을 통해 그것을 알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자면

엄마가 엄마만의 일을 하고 있는 공간임을 잘 알기에 한 집에 있는 딸 조차 잘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은 가끔 노크하고 들어오긴 하는데 아이가 어릴 때는 들어오지 않고 쪽지를 문틈으로 살며시 밀어넣어

날 미소짓게 하곤 했다.

아이들에게는 바르고 일관성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난 우리집 아이들을 다른 집 아이들에 비해 교육적으로 그리고 엄하게 키웠다.

그래서인지 밖에 나가 친구들과 함께 있자면 자신들이 다르다는 걸 느낀단다.

그런데도 우리 딸들은 그걸 오히려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 딸들이 자라니 조금씩 우리 곁을 떠난다.

독일에 있는 큰딸이 유학을 마치고 들어온들 부모와 전주에서 살리가 만무하니 만약 이대로 결혼까지 이어진다면

큰아이가 우리와 함께 살 날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나마 언니와 7살의 나이차가 있는 작은딸이 아직은 우리 곁에 있다.

 

아이가 아빠와 함께 준비한 내 생일케잌.

큰딸이 없으니 작은딸이 언니가 하던 역할을 맡는다.

생일이라고 엄마 몰래 준비하느라 애쓴 모습이 역력해 고맙고 마음이 짠하다.

품안에서 꼬물거리던 작은 아이들이 어느새 성장하여 이렇게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다.

두 아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일을 잘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나에겐 자랑거리요 큰 힘이다.

나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거기에 가족으로 한자리 하는 우리집 '토끼'.

주먹만하던 게 잘 먹고 쑥쑥 크더니 쭉 늘이면 30센티는 족히 되게 잘 자랐다.

강아지처럼 안아주면 가만히 있고 쓰다듬어 주면 눈을 지긋이 감고 졸기까지 한다.

그리고 먹는 거라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들어 어떻게든 쟁취해 먹고 만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우리는 늘 먹을 것으로 유인해 이 토끼를 가지고 논다.

함께 살다 보니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어 오줌과 똥도 더럽다 생각되지 않을 만큼 큰 정이 들었다.

토끼를 통해 우리는 반려동물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런데 톨스토이가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은 '사랑'이란다.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내일 무엇이 필요할지 하늘로 부터 미리 아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우리이지만

타인과 함께 모여사는 특징을 갖고 있는 인간은

마음 속에 있는 '사랑'으로 인해 오늘과 내일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하긴..

일, 가족, 반려동물...

이런 것을 필요로 하고 또 함께 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근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러니 더 넓게 타인까지 사랑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따뜻한 마음과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아야겠다 생각한다.

사랑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있어 꺼내야겠다 마음먹을 때 비로소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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