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모두 외국 유학 생활을 길게 했다.
우리 부부는 오스트리아 빈, 큰 딸은 독일 그리고 작은 딸은 미국에서.
그런데 유학 생활이 그리 만만치 만은 않았는지 타국인 외국보다는 내 나라 여행에 대한 선호가 더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연주 또는 일 때문에 지역과 장소 불문하고 이동을 아주 많이 한다.
하지만 여행이 아니기에 쌩쌩 지나다니기만 할 뿐이다.
그러다 얼마 전 부산 여행 계획을 세웠다.
토끼가 하루 전에 세상 뜰 것은 생각도 못하고...ㅠㅠ
우리끼리 위안 삼아 말한다.
"아마도 토끼가 혼자 빈 집에 있기 싫어 여행 하루 전에 이별을 했나 보다"
"아마도 토끼는 우리의 여행이 자신의 걱정 따위 하지 말고 홀가분하길 원했는지도 모른다"
...
모든 것 잊고 여행을 떠난다.
바다다.
부산의 겨울바다가 보고 싶다는 누군가의 의견이 나오자마자 호텔 예약을 하고 여행 날짜를 잡았었다.
우리로선 그나마 연주 뜸한 지금이 가장 한가한 시기라 이틀 정도의 스케줄은 우리 생각대로 조정하면 됐었으니까.
숙소는 해운대.
체크인과 함께 호텔 안에 짐을 두고 밖으로 나간다.
안녕, 부산^^
관광도시답게 이런 것 외에도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갖가지 눈요기 거리가 즐비하다.
전주에도 이런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이곳에도 빛의 축제가 있군.
딸들의 요구에 의해 연출된 사진.
깔깔깔 푸하하하
우리의 웃음소리가 해운대에 퍼진다.
어디에 있어도 웃음이 넘치니
둘 낳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이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얹어 늘 생각하곤 한다.
부산하면 어묵?
그래서일까 슈퍼에서 사 먹던 어묵과는 사뭇 맛이 다르다.
탱탱 쫀득쫀득.
평소 좋아하지 않는 어묵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우리 눈엔 아직도 어리기만 한데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우리 첫째 딸은 논문 쓰듯 계획표를 짰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함께 하는 것에 의의가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 했었다.
편하게 해 주고 싶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우리 맘과는 달리 제 입장에서는 그리 편치 않았는지 부담 느끼는 게 역력하니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구경하고 볼 수 있게 하려는 세심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야간 조명이 멋있었던 광안대교.
엄청난 바닷바람과 추위에 입이 얼 지경이었지만 넷의 웃음이 있어 따뜻했다.
옆을 거닐던 젊은 관광객의 제안으로 품앗이 삼아 찍은 기념사진.
음... 남 앞이라 그런지 모두 뻣뻣해^^
부산의 먹거리 중 유명세를 제법 탄다는 씨앗호떡이다.
튀겨진 일반 호떡의 배를 갈라 그 안에 작은 견과류를 듬뿍 넣어 누르개로 누르면 완성.
배가 불러 못 먹고 숙소로 가지고 들어갔었는데 식은 후 먹어도 맛이 있었다.
먹느라 사진은 못 찍었지만 처음으로 먹어 본 딱새우.
등이 딱딱해서 딱새우인지 저 망치로 딱딱 때려가며 껍질을 까서 딱새우인지...
어쨌든 기억에 남을 만한 맛이었다.
함께 먹은 랍스터보다 오히려 맛이 더 좋았다는 게 내 느낌.
어쩌다 보니 이 또한 사진이 없는데 부산의 명물 국제시장과 깡통시장에도 다녀왔다.
골목골목 누비며 돌아다녀봤지만 여느 시장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시장이었고 우리 가족의 취향에는 안 맞는 곳이라
그리 오래 있지 않아 나왔다.
그러나 야시장은 어떨지...
그에 대한 호기심은 조금 남는다.
시장을 도는 우리를 보며 큰딸이 하는 말.
"모두 표정이 안 좋아 ㅋㅋㅋㅋ"
와글거리는 시장을 난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남들에게도 그렇게 말하곤 했었다.
그런데 바닥이며 화장실이며... 어수선하고 지저분한 것을 목격하고 나니 파는 음식을 먹어보겠다는 생각이
절로 쏙 들어가지 뭔가.
캠핑 중에 한 번씩 들렀던 5일장? 뭐 이런 것들은 상당히 재미있고 구경할 만했는데^^:;
이제부터는 시장 좋아한다는 말 안 해야겠다 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행에 지친 딸들이 똑같은 모습으로 잠을 잔다.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곤히..
저 모습을 유지해 주기 위해 우린 화장실 한 번 못 가고 쉼 없이 달렸고 그러다 보니 부산에서 전주까지
두 시간 반이 채 안 되어 도착하고 말았다.
다음에는 여수 또는 강원도에 가보자는 아이들.
캠핑과는 또 다른 맛과 멋이 있는, 훌륭한 가족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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