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한 결혼식이 있었다.
바로 내 남편 조카의 결혼식.
시어머니는 슬하에 두 딸과 세 아들을 두셨는데 그중 내 남편은 가장 끝, 그러니까 막내다.
맨 위 누나와는 열두 살 차이^^
형들과 누나들에게 늘 존댓말 하는 남편을 보면서 남자 세계라 그런 건지 나이 차가 많아 어려워서 그런 건지
나로서는 분간 안 될 때가 많았다.
호칭이며 말투가 이보다는 꽤 친숙한 내 친정 분위기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랬다.
큰 형님 내외.
오늘의 주인공은 이분들의 둘째 딸.
예전 우리는 고등학교 또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거의 바로 결혼을 했었다.
당시만 해도 부모세대의 평균수명이 대략 70 언저리 었으니 자식들의 결혼을 당연히 서두를 수밖에.
그런데 90이 넘는 요즘.
물론 다른 이유도 충분히 있지만, 젊은 아이들이 늦은 결혼을 하거나 아예 안 하기도 하는데
그게 흠이 되지 않을 뿐더러 현시대의 흐름상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니만큼 우리 세대가 받아들여야 하다는 분위기다.
거기에 경제활동을 오랫동안 해 오던 이들은 본인들의 결혼식에 오히려 부모를 초대하기까지 하니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이 조카 역시 그랬다.
살 집을 포함, 결혼에 대한 모든 것을 본인들이 다 알아서 준비하더란다.
고루한 문화인 예단, 예물 등 형식적인 것들을 다 배제하고
정해진 적은 수의 하객만 초대해 고급 호텔에서의 여유 있는 결혼식을 계획했으며 부모님은 손님?으로 모신 격.
멋있다^^
그리고 기대된다^^
이 집의 큰 딸, 그러니까 남편의 또 한 조카다.
자신보다 먼저 결혼하는 동생을 보면서 어떤 마음일까
내가 저 나이 즈음엔
동생이 먼저 결혼하면 마치 큰일이라도 일어난 양 집안 전체가 쉬쉬거리며 큰 아이의 눈치를 보곤 했었는데...
그래서 사실 걱정됐었다.
그런데 그건 기우.
오히려 동생 주변 지인을 모두 잘 알기에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이고 야무진 진두지휘로 식의 진행을 돕더란다.
역시 멋짐^^
오늘의 주인공.
신랑이 참 착하고 성실해 보이던데...
대학부터라고 했던가? 여하튼 오래 전부터 사귀어 오던 사람과의 결혼이란다.
이 아이 역시 야무지고 성실하니 두 사람의 앞길은 걱정 없을 듯하다.
축하의 한 컷을 위해 준비.
또 한 조카, 큰 누나의 딸.
이 아이 역시 자신의 일을 하느라 아직 결혼계획이 없다고 하니
'요즘 사람'답다.
이 결혼식으로 인해
멀리 떨어져 사느라 자주 보지 못하던 조카까지 만날 수 있어 행복한데 그건 나만의 생각이 아닌 듯.
아이들끼리도 너무나 반가워하며 어릴 적 기억과 비교, 상대의 성장을 마냥 신기해한다.
두 어머니의 입장으로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이어 신부와 아버지의 입장.
내가 결혼하던 날은 울음바다였다.
부모와 떨어져 고생하러? 내지는 팔려?간다는 느낌이 아직 남아있던 시대라 그랬을까.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웃음이 다 나올 지경인데
먼 시간이 지난 후에 이 결혼문화를 보면서 또 우습다 말할 세대가 나타나진 않을지.
하긴,
문화는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거니까~
반갑던 친적, 지인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는 길.
언젠간 나도 큰 형 내외처럼 결혼식 하객을 맞이할 날이 오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일이 없으니
그냥 이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기는 것으로^^
로비의 황금빛 인테리어와 조명이 사진 하나쯤 남기고 가라는 듯 발길을 붙잡는다.
사진이나 찍자~~
아직까지는 결혼 생각이 없다는 우리 딸,
하지만 언젠간 좋은 인연이 나타날 테고 그땐 너도 연주 드레스가 아닌 하얀 결혼 드레스를 입겠지?
그때까지 엄마랑 신나게 웃으면서 살자~~^^
| 추석 전 성묘 (0) | 2020.09.24 |
|---|---|
| 캠핑카 <제우스630> 구경하러 (1) | 2020.03.25 |
| 가족여행 - 다낭 (0) | 2019.09.30 |
| 가족여행- 부산 (0) | 2019.01.28 |
| 추억 속으로 떠난 우리 토끼 (0) | 2019.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