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던 어떤 하루.
둘째 딸을 포함, 세 식구가 나란히 집을 나섰다.

도착?
아직 아니다.
잠시 거친 곳.

담양 소재, 도넛을 파는 유명?하다는 가게인데
우리는 이곳에서 갓 튀긴 도넛을 한 박스 사서 가져갈 생각이다.

먼저, 늘 하듯 손 소독과 방문객 명단 작성.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생활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중 하나다.

튀길 시간이 필요하기에 8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실내보다는 바깥이 좋겠지?
나가서~~

이 가게의 도넛이 유명하다는 것을 사실 난 몰랐었다.
찹쌀 도넛을 좋아하기에 언젠가 지나다 우연히 들어갔던 건데
저런... 맛이 좋지 뭔가
알고 보니 맛집ㅎㅎ

오늘의 목적지는 여기다.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계신 곳.

주섬주섬.
지난밤 열심히 만들었던 음식을 하나씩 꺼냈다.

단호박과 세 가지 전.
그리고 아침에 지은 찹쌀밥.

거기에 과일과 조금 전 구입한 따끈따끈한 도넛.

내 남편,
자신의 아버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우리 가족 두루두루 건강해서 감사한데
거기에 둘째 딸이 공무원 시험 첫 응시에 합격까지 했으니 더 바랄 게 없었다.

뒤이어 방문한 곳.

시아버지가 계신 곳은 실내라 참 좋았는데 여긴 야외라 약간 불편하다.
비가 오거나 바람 불거나 춥거나 덥거나...
여하튼 한 번이나마 가려면 날씨를 상당히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니까.
차에서 뭔가 또 부스럭부스럭.

바로 이것.
아까보다는 약간 간소하게 차렸다.

먼저 간 내 언니가 있는 곳이다.

언니는 내 나이 스물여덟 일 때 하늘나라로 갔다.
기억 속 언니는 그래서 늘 아리따운 모습인데 내 딸 말이 자기는 이모를 모른단다.
그럴 수밖에^^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이모를 무슨 수로 기억하겠나...
그나마 시아버지 지근거리에 있어서 언니에게 자주 들르니 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하늘이 파랗다.
언니의 남겨진 두 딸을 위해 잠시 축복기도를 하고 언니와도 작별인사를 했다.

뒤이어 또 들른 곳.
내 가족이기도 한 '토끼'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저기 저~~~나무 아래에 토끼가 있다.

어서 가자~
토끼에게는 음식 없이 빈손으로^^

와우~~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서로 만날 수 없음에 그리워한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9월 그러니까 가을에 피는 꽃인데
이게 지천으로 피었다.

"토끼는 좋겠네
이런 예쁜 꽃과 함께 지내서~~^^"
-둘째 딸에게 토끼는, 지금도 눈물 나게 하는 동생 같은 존재다.
우거진 풀에 가려 보이지도 않건만 토끼 주변을 열심히 찍어 오늘의 추억을 남기려 한다.-

"토끼야"
-우리 토끼는 이름도 '토끼'다.-
"잘 있어라. 다음에 시간 많을 때 또다시 올게~~"
무겁던 몸에 반비례하게 내 마음이 가벼워진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딸이 운전대를 잡았다.
근데 초보 중 왕초보가 제법이다.
그것도 무겁디 무거운 그랜드 체로키로...
아무래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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