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차가운 날씨임에도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시다.
우리집은 연주가 잦다 보니 화분 들어오는 일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 우리집에는 식물이라곤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나 물먹기도 바쁜데 어떻게 화분에 물을 주냐는 생명에 대해 시큰둥하던 나의 생각때문에
아무리 건강한 상태로 들어온 식물이라 해도 곧 말라 죽어서 처치곤란한 짐이 되곤 했었다.
그게 불과 8여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곳곳에 자리한 화분이 당당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
구석져서 메마른 공간마다 어김없이 푸르른 잎이 무성하다.
이젠 때맞춰 물 주는 것은 물론 잎을 하나하나 닦아주는 정성까지 보인다.
그러니 이런 내가 식구들 눈에 익숙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딸아이는 우리집을 식물원 만들 생각이냐며 적당히 놀리기까지 한다.
시간이 있는 날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식물에게 다가가 빙긋이 웃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늙어가는 징조려니 생각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달라질 수 있나 내 자신의 변화가 스스로도 놀랍다.
밑둥이 허전한 나무에게는 오가는 길 화원에 들러 작은 친구라도 하나 사서 손수 얹어준다.
그렇게 하고는 또 흐뭇해 홀로 미소짓는다.
구석구석 제자리를 찾아 월동을 준비하는 나무들에게 말한다.
"겨울이라 춥고 힘들겠지만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잘 견뎌라."
반드시 그렇게 됨을 내가 경험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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